건강을 위해 시작한 걷기 운동이 오히려 발 건강을 위협할 수 있다는 사실, 알고 계신가요? 최근 몇 년간 일상 속 걷기와 만 보 걷기가 유행하면서 '족저근막염'이라는 발 질환 환자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습니다. 단순한 발바닥 통증으로 시작되지만, 방치할 경우 만성 통증으로 이어질 수 있는 족저근막염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걷기 열풍, 누구나 겪을 수 있는 발바닥의 위험
최근 웨어러블 기기와 스마트폰 앱 등을 통해 ‘하루 만 보 걷기’, ‘걷기 챌린지’가 대중화되며 걷기는 가장 손쉬운 운동법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헬스장에 가지 않아도, 장비 없이도 가능한 운동이라는 점에서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접근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하지만 이처럼 과도한 걷기 습관은 예상치 못한 발 건강 문제를 유발할 수 있습니다. 대표적인 질환이 바로 족저근막염입니다.
족저근막염은 발뒤꿈치부터 발바닥 앞쪽까지 연결된 족저근막에 반복적인 스트레스가 가해지며 염증이 발생하는 질환입니다. 통상적으로 아침에 일어나 첫 발을 디딜 때 통증이 심하거나, 오래 서 있거나 걷고 난 뒤 통증이 심해지는 것이 특징입니다. 초반에는 단순 근육통처럼 여겨 대수롭지 않게 넘기는 경우가 많지만, 적절한 휴식이나 치료 없이 방치하면 만성 염증으로 이어져 일상생활이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특히 운동화를 오래 신지 않거나, 쿠션감이 없는 플랫슈즈, 슬리퍼 등을 신은 채로 무리한 보행을 지속할 경우 족저근막에 직접적인 자극이 가해지면서 발바닥 통증이 심화됩니다. 최근에는 다이어트를 위해 하루 15,000보 이상 걷는 사람들이 많아지며 젊은 층에서도 족저근막염 초기 증상을 호소하는 경우가 늘고 있습니다. 건강을 위한 걷기가 오히려 건강을 해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셈입니다.
족저근막염의 원인과 증상, 놓치지 마세요
족저근막염은 단지 '많이 걸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발생하는 것은 아닙니다. 다양한 생활 습관과 신체 조건이 함께 작용하면서 발생하는 복합적인 질환입니다. 대표적인 위험 요인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평발이나 아치가 너무 높은 발 구조를 가진 경우 족저근막에 과부하가 걸리기 쉽습니다.
둘째, 비만 또한 족저근막에 지속적인 체중 압력을 가하면서 염증 유발 요인이 됩니다.
셋째, 장시간 서 있는 직업군(간호사, 교사, 판매직 등)도 반복적인 발바닥 자극을 통해 족저근막염 위험군에 속합니다.
증상은 발뒤꿈치나 발바닥 안쪽에 찌르는 듯한 통증으로 시작합니다. 아침에 첫 발을 내딛을 때 심한 통증을 느끼고, 활동 후에는 점차 완화되지만 앉아 있다가 다시 움직이면 통증이 재발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시간이 지나면 발바닥 외에도 종아리, 허리까지 통증이 퍼질 수 있어 조기 발견과 치료가 매우 중요합니다.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정형외과에서 초음파나 MRI를 활용한 검사가 필요합니다. 증상이 초기라면 비수술적 치료로도 충분히 호전될 수 있으나, 만성화된 경우 물리치료, 주사치료, 심할 경우 수술까지 고려해야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단순 통증이라도 일주일 이상 지속된다면 반드시 병원을 방문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예방과 치료, 꾸준한 관리가 핵심입니다
족저근막염은 완치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는 질환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조기 관리'입니다. 가장 기본적인 치료는 휴식입니다. 통증이 발생했을 때 무리하게 걷거나 운동을 지속하면 회복 속도가 느려지며 염증이 악화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발에 부담을 덜어주는 신발을 착용하고, 보행량을 일시적으로 줄이는 것이 필요합니다.
스트레칭은 치료와 예방에 모두 도움이 됩니다. 대표적인 족저근막 스트레칭 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 벽을 마주 보고 선 채 종아리를 늘리는 ‘카프 스트레칭’
- 발가락을 잡고 발바닥을 위로 당기는 스트레칭
- 냉동한 물병을 발바닥 아래 굴리는 마사지 등
이와 함께 깔창(인솔)이나 족부 보조기 등을 활용하여 충격을 완화해주는 것도 큰 도움이 됩니다. 최근에는 전용 깔창이나 기능성 신발도 다양하게 출시되고 있어 개인에게 맞는 제품을 선택해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물리치료와 도수치료, 체외충격파 치료 등도 족저근막염에 효과적인 비수술 치료 방법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일상에서 할 수 있는 관리는 물론, 필요시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도 중요합니다.
무엇보다 족저근막염을 단순 ‘노화’나 ‘피로’로 넘기지 말고, 발에 이상 신호가 느껴질 경우 빠르게 대응해야 합니다. 특히 걷기 운동을 꾸준히 하고 있는 사람일수록 자기 발의 건강 상태를 정기적으로 체크하는 습관을 가지는 것이 족저근막염 예방의 첫걸음입니다.
족저근막염은 누구에게나 찾아올 수 있는 흔한 질환이지만, 조기에 대처하고 꾸준히 관리한다면 충분히 예방하고 극복할 수 있습니다. 걷기 운동은 분명 좋은 습관이지만, 과도한 보행과 잘못된 신발 착용은 발 건강을 해칠 수 있습니다.
지금부터라도 자신의 보행 습관과 발 상태를 점검해 보세요. 건강한 발이 건강한 삶을 만든다는 사실을 잊지 마시길 바랍니다.